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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골프

'컴퓨터 아이언'의 17년… 이정민이 쌓아 올린 통산 11승의 기록

by ryan 2026.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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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아이언 퀸' 이정민(34)이 17시즌의 선수 생활을 마쳤다. 2010년 데뷔해 통산 11승, 그중 메이저 1승을 거둔 커리어는 숫자로도, 이야기로도 묵직하다. 은퇴의 배경을 뒤로하고, 그가 필드 위에 남긴 기록들을 시간 순으로 돌아본다.

 

2010년, 데뷔 첫해에 터진 첫 우승

 

이정민의 시작은 강렬했다. 2010년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하자마자 그해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거둔 신인 시즌 우승은 '정교한 아이언 샷'이라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를 투어에 각인시킨 첫 장면이었다. 데뷔 첫해부터 존재감을 알린 선수는 많지 않다.

 

2014~2015년, '아이언 퀸'의 전성기

 

데뷔 후 몇 년간 차근차근 경험을 쌓던 이정민은 2014년과 2015년에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2014년 2승, 2015년 3승을 쓸어 담으며 투어 최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 2015년에는 대상과 평균타수 부문에서 모두 2위에 오르며 시즌 내내 꾸준함을 증명했다. 이 시기에 '컴퓨터 아이언 샷'이라는 별명이 굳어졌다. 흔들림 없는 아이언의 정교함이 그의 가장 큰 무기였다.

 

2016년, 세 나라가 함께한 무대의 초대 퀸

 

2016년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은 특별한 대회였다. KLPGA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가 공동 주최한 첫 대회였고, 이정민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최종일 4라운드에서 4타 차를 뒤집는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한 추격자들을 1타 차로 따돌렸다. 단체전에서도 고진영과 짝을 이뤄 한국 대표로 우승하며 개인전·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다. 세 투어가 함께한 무대에서 한국 골프의 자존심을 세운 우승이었다.

 

5년의 무승, 그리고 2021년의 부활

 

전성기 이후 이정민에게는 시련의 시기가 찾아왔다. 2016년부터 5년간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5년 3승을 올린 뒤 찾아온 기나긴 무승 기간이었다. 하지만 2021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5년 만의 우승은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준 장면이었고, 통산 9승째였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뒤의 우승이기에 값어치가 남달랐다.

 

2023년 통산 10승, 2024년 생애 첫 메이저

 

2023년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에서 통산 10승 고지에 올랐다. 그리고 이듬해 2024년 4월,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10승을 올리고도 메이저 타이틀이 없었던 그에게 가장 값진 우승이었다. 당시 23언더파 265타는 KL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이었다. 데뷔 14년 만에 거둔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자, 통산 11번째이자 마지막 우승으로 남았다. 커리어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이보다 좋은 무대는 없었다.

 

숫자로 본 17시즌

 

이정민의 커리어를 숫자로 정리하면 이렇다. 정규투어 17시즌, 통산 11승(메이저 1승 포함), KLPGA 투어 통산 상금 약 46억원. 2015년 대상 2위와 평균타수 2위, 2024년 KLPGA 챔피언십 최소타 타이기록. 데뷔 첫해 우승부터 마지막 메이저 우승까지, 커리어의 시작과 끝이 모두 트로피와 함께였다.

 

필드에 남긴 것

 

이정민에게는 '철학자', '정민이 형'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털털한 걸음걸이와 꾸밈없는 성격, 골프를 대하는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 때문이다. 올해 투어에 데뷔한 김가희는 "대선배인 이정민 선수에게 매료돼 골프를 시작했다. 카리스마가 넘치고 아이언 샷이 정말 뛰어나다"며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후배들에게 닮고 싶은 롤모델이었던 셈이다.

 

17년 동안 한결같이 필드를 지킨 선수, 정교한 아이언으로 수많은 명장면을 만든 선수. 후배들의 롤모델이었고, 팬들에게는 믿음직한 이름이었다. 이정민의 골프는 그렇게 기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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