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목표의 37% 수준에 머물렀다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목표 26만8000호 중 실제 착공은 9만9000호. 집값 안정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연말까지 최대 23만5000호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속도전'을 선언했다. 과연 현실적인 계획일까, 확인해야 할 포인트들을 정리했다.
1. 26만8000호 목표에 9만9000호… 숫자로 보는 공급 현황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는 16일 제1차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열고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을 공개했다. 부문별로 보면 공공주택은 목표 6만2000호 중 1만6200호가 착공해 달성률 26%에 머물렀다. 신축매입주택도 목표 4만2000호 중 1만3000호로 31%, 민간 정비사업은 7만2000호 목표 중 1만7000호로 23.6%에 그쳤다. 유일하게 기타 주택(공공택지 민영주택·도시개발사업 등)이 8만6000호 중 4만7000호, 54.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부는 남은 두 달 동안 공공주택 4만5000호, 신축매입 2만8000호, 민간 정비사업 2만8000호 등의 착공을 추진해 연말까지 21만8000~23만5000호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계획대로 되더라도 당초 목표의 81~88% 수준이다. 연말 물량 쏠림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LH 공공 물량은 통상 연초 부지 조성 계획 수립 후 하반기에 착공되는 구조"라며 "조성 택지 부족 영향도 겹쳤다"고 설명했다.
반가운 신호도 있다. 서울의 주택공급 선행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는 4만 호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고, 착공 물량도 2만1000호로 41% 증가했다. 다만 인허가·착공 증가가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어 단기간에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 정부의 해법: 정례브리핑·디지털 상황판·통합지원센터
정부는 공급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투명성 카드를 꺼냈다. 앞으로 2주마다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열어 사업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올해 4분기부터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인허가·착공·분양·입주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주택공급 상황판을 시범 운영한다. 이후에는 지도에서 개별 사업지를 선택하면 공급 일정과 추진 상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지연 해소를 위한 '통합 주택공급 지원센터'도 연내 출범한다. 국토부·금융위·금감원 등이 참여해 인허가 지연과 자금 조달(PF) 문제를 원스톱으로 관리한다. 현재 주거용 PF 사업장 300여 곳에는 밀착관리 담당자가 지정돼 사업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다. 공급대책 세부 과제 145건 중 48건은 이미 완료됐고 나머지 97건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연말 효력 만료를 앞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3.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전방위 대책
당장 발등의 불인 전월세 시장 대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수도권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적주택 10만 호 입주를 추진한다. 매입임대 2만9000호, 전세임대 4만5000호, 공공분양 9000호 등이 포함된다. 규제지역 내 공공매입임대주택은 내년까지 수량 제한 없이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유형을 신설해 2030년까지 19만 호를 공급하고, 민간에는 '20년 장기 민간임대주택' 생태계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청년월세 지원 소득 기준 완화와 '청년보편 전세임대' 신설, 고령자복지주택 연 3500호 공급 등 맞춤형 대책도 함께 나왔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에 대응한 '전월세 안심신탁' 공모도 연내 추진된다.
관심 있는 시민은 국토부 홈페이지의 디지털 상황판이 시범 운영되면 우리 동네 사업장의 공급 일정이 어디까지 왔는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적어도 진행 상황만큼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게 이번 브리핑의 메시지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매수·매도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