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0월 15일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 1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올라 2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88주 연속 상승 기록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상승을 이끄는 지역은 강남이 아닌 강북권·서남권, 그리고 경기남부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의 변화를 3가지로 정리했다.
서울 88주 연속 상승, 오름폭은 2주째 확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9월 28일 0.09%에서 10월 5일 0.12%, 10월 12일 0.16%로 2주 연속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의 85주 연속 상승이었다. 당시 누적 상승률은 7.71%였지만, 이번 상승기의 누적 상승률은 10월 12일 기준 약 17.93%로 두 배를 웃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0.10% 올라 전주(0.07%)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전세가격은 0.11%(전주 0.09%)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수도권 전체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0.14%에서 0.20%로 높아졌다. 경기는 0.18%에서 0.26%, 서울은 0.12%에서 0.16%, 인천은 0.02%에서 0.03%로 모두 오름폭이 커졌다. 전세 역시 수도권 0.15%에서 0.18%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다만 주간 지표와 월간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같은 날 발표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84% 올라 8월(0.97%)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월간 상승폭은 두 달 연속 낮아진 셈이다. 주간 상승률의 재확대가 시장 전체의 재가속으로 이어질지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강남3구는 하락, 강북·서남권은 강세…'따라잡기' 국면
이번 주 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지역별 차별화다. 강남3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남구(-0.35%)와 송파구(-0.21%)는 하락폭이 커졌고, 서초구(-0.27%)는 전주와 같은 낙폭을 기록했다. 강남3구가 모두 내리는데도 서울 전체 상승폭이 확대됐다는 점이 이번 주 시장의 핵심이다.
반대로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은 강세를 보였다. 중랑구(0.42%), 성북구(0.41%), 서대문구(0.40%), 도봉구(0.39%), 노원구(0.37%)가 서울 평균(0.16%)을 크게 웃돌았고, 서남권에서도 금천구(0.36%), 관악구(0.34%), 구로구(0.34%)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강벨트에서도 마포구(0.26%), 성동구(0.12%)가 오름폭을 키웠고, 용산구는 2주간의 하락을 딛고 0.03%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가격을 낮춘 매물의 거래가 나타났지만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와 중소형 아파트,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강남3구에서는 매매 매물도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0월 15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1만1853건으로 9월 28일보다 4.6% 늘었고, 송파구(6594건)와 서초구(9926건)도 각각 7.9%, 7.6% 증가했다.
경기남부가 서울보다 더 뜨겁다… 동탄 누적 상승률 20% 돌파
서울보다 더 눈에 띄는 변화는 경기남부다.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18%에서 0.26%로 상승폭이 커졌다. 성남 분당구(0.79%), 군포시(0.72%), 수원 영통구(0.69%), 화성 동탄구(0.66%), 광명시(0.62%)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화성 동탄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20.14%로 20%를 넘어섰다.
전세시장도 매매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8%(전주 0.16%) 올랐고, 성북구(0.39%), 노원구(0.38%), 중랑구(0.37%)가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서초구는 잠원·반포동을 중심으로 0.19%, 강남구는 0.12% 하락했다. 경기 전세는 0.14%에서 0.19%로 오름폭이 커졌고, 인천은 0.15%에서 0.14%로 소폭 줄었다.
이른바 '반도체 벨트'의 강세 배경으로는 지역 기업 종사자들의 소득 여건과 서울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가격, 신축·직주근접 선호가 거론된다. 서울의 높은 주택가격과 대출 규제 속에 매수세가 진입 장벽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확인해야 할 3가지
첫째, 강남3구 조정이 매물 증가와 함께 얼마나 길어질지다. 고가 주택의 가격 약세가 서울 전체의 상승 동력을 계속 갉아먹는지, 아니면 외곽의 상승이 더 오래 버티는지가 관건이다. 둘째, 월간 지표(9월 상승폭 둔화)와 주간 지표(10월 2주 연속 확대)의 방향 엇갈림이 다음 월간 발표에서 어떻게 해소되는지다. 셋째, 경기남부 상승의 지속력이다. 분당·영통·동탄의 강세가 한 주의 일시적 현상인지, 올해 누적 20%를 넘어선 동탄처럼 구조적인 흐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시장은 "강남 하락"과 "서울 상승"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단일 수치보다 지역별 온도차를 읽는 것이 현재 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